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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유씨 사망사고로 짚어본 '안전한 겨울 산행'

능선에서 맞는 상쾌한 바람이 체력 빼앗아가는 원인 될수도 매 1시간 쉬고 30분마다 간식…장비 사용법 몸으로 익혀둬야 그러나 아름답게 보이는 것일 뿐이지 그 아래 숨겨진 날카로운 바위와 벼랑이 어디 갈까. 오히려 보이지 않아서 더 위험한 것이 겨울산이다. 지난 4일 실종됐던 미셸 유씨가 가족들과 한인들의 염원을 저버리고 끝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그토록 사랑했던 산에서 영원한 산사람이 되고 만 것이다. 북미 최고봉 매킨리도, 미 본토 최고봉 휘트니산도 발 아래 두었던 그녀다. 곧 남미 최고봉 원정등반도 떠날 참이었다. 그런 관록을 지닌 경험 많은 산꾼이 당한 사고여서 새삼 겨울 산행의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다. 흔히 표현하곤 하는 "'베테랑'이란 말은 적어도 산에서만큼은 써서는 안된다"고 차경석 북미주산악회 고문이 탄식 섞어 말한다. 등산은 한인 최고의 레저다. 온·오프 라인 동호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산악인구가 늘다 보면 사고 역시 뒤따르기 마련. 안전한 겨울 산행 요령을 짚어 본다. ◇철저한 장비 준비 5000피트 이상의 고산은 기후 변화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4월까지는 언제라도 눈이 내릴 수 있다고 가정하고 이에 대비한다. 마운틴 볼디는 늦은 봄까지 기슭에는 눈이 녹지 않고 강풍을 동반한 비와 번개가 등반객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특히 주말이면 구조 헬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비바람에 대비해 고어텍스 재킷과 보온의류 장갑 등을 준비한다. 땀 흘린 뒤 능선에서 맞는 바람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이 바람은 체력을 앗아가는 주범이다. 화씨 40도에서 시속 30마일의 바람은 화씨 28도의 체감온도로 떨어진다. 그리고 1000피트씩 오를 때마다 화씨 4도씩 온도가 내려간다. 하산길은 유난히 해가 짧다. 비온 뒤 안개가 차 오른 골짜기는 오후 5시라도 헤드랜턴이 필요하다. 해진 뒤 고립됐을 때 구조신호를 보내는 데도 필수다. ◇조난 당한 곳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추락이나 부상으로 인해 고립됐을 때는 체온 유지에 신경쓰고 움직이지 않는다. 부상당한 상태로 섣불리 움직이다 2차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구조 전문가들은 추락한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 반경을 넓혀 나가는데 추락지점에서 멀어 질수록 구조 가능성이 낮아진다. ◇체온변화에 대비하라 아무리 좋은 방수투습 의류라도 만능은 아니다. 급하게 걸어서 줄줄 흐르는 땀은 대책이 없다. 겨드랑이 지퍼를 열어서 땀을 배출하고 보행 속도를 낮춘다. 춥기 전에 입고 덥기 전에 벗는다. 이를 게을리 하면 곧바로 체력소모로 이어진다. ◇일정을 정확히 파악한다 초행길이라면 산행 대상지의 정보를 정확히 파악한다. 경험 많은 산행 리더의 정보에 의존해 산행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예측할 수 없는 자연조건이 도사리고 있는 야생에서는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트레일 거리며 산행시간 산행 고도 등 기본 정보를 파악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30분마다 연료 공급 꺼내 먹기 쉬운 곳에 1시간에 5분씩 규칙적으로 쉬고 30분 마다 신체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아무리 맛있고 칼로리가 높아도 배낭 속에 들어있다면 무용지물이다. 재킷 주머니나 배낭 벨트 포켓에 넣어 언제라도 손이 쉽게 갈 수 있게 한다. ◇장비사용법을 몸에 익힌다 고가의 장비가 안전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머리 속에만 있는 사용법은 무용지물이다. 전문가로부터 장비사용법을 현장에서 익히도록 한다. 눈쌓인 설사면에 햇빛이 비치길 반복되면 빙벽으로 바뀐다. 아이스 액스(Ice Axe)를 이용한 제동법도 연습해 두고 단체일 경우 무전기 주파수도 일치시켜 둔다. 맨 몸으로 미끄러질 경우는 엎어진 채로 머리를 위로 하고 팔 다리를 최대한 벌려 마찰력을 높여 속도를 늦춰서 바위나 나뭇가지에 걸릴 수 있도록 한다. ■마운틴 볼디는? 샌 버나디노와 LA 카운티의 경계에 놓여 있는 이 산은 정상에 나무 한그루 자라지 않는 민둥산이어서 '대머리산'(Mt. Baldy 10064피트)으로 불리지만 옛날 이 지역의 원주민이었던 통바 부족들은 '눈산'으로 불렀다. 그렇지만 지도나 책자 등에 나오는 공식적인 이름은 '샌 안토니오 마운틴'(Mt. San Antonio). 인근의 샌 버나디노 산맥에 솟은 샌 고고니오(11499피트)와 리버 사이드의 샌 하신토(10.834피트)에 이어 남가주에서 그 높이가 세 번째이지만 찾는 이들이 많기로는 단연 1등이다. 빠르면 겨울 우기가 시작되는 11월 하순부터 정상부는 흰눈에 덮이기 시작해서 거의 이듬해 5월까지 눈에 덮여 있다. 민둥산이라는 이름답게 정상부는 평균 시속 40마일의 강풍이 부는 곳으로도 악명 높다. 겨울 우기에 접어들면 수시로 강풍을 동반한 진눈깨비 등이 내려 등반객들을 위협하기도 한다. 산행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사고 위험도 점점 놓아지는 곳이다. 등반 코스로 크게 스키헛으로 올라 가는 남쪽 루트와 스키장으로 올라 데블스 백본 트레일로 정상에 오르는 두 개로 나뉜다. 사고를 당한 미셸 유씨는 정상에서 북서쪽 벼랑 아래로 추락했다. 사고 당일 정상 부근에서 유씨를 마지막으로 만났던 설암산악회 회원들은 당시 정상에는 거센 바람과 진눈깨비가 날리는 악천후였다고 한다. 도움말 김명준 재미한인산악회 고문

2010-12-10

[취재 수첩] 차가운 마운틴 볼디…뜨거운 수색대

마운틴 볼디 등반 도중 실종됐던 미셸 유씨가 끝내 시신으로 발견됐다. 실종 나흘만이다. 시신수습이 모두 끝난 9일까지 볼디산(1만64피트)의 겨울바람은 매우 차가웠다. 수색이 주로 이루어졌던 7000피트 이상의 고산지역은 해가 질 무렵이면 살을 에릴 정도로 추웠다. 하지만 유씨를 찾기 위한 구조대원들의 노력은 뜨거웠다. 특히 '이름없는 수색대'의 사랑은 따뜻했다. 등산로 입구에는 줄잡아 매일 20여대의 차량들이 주차돼 있었다. 유씨의 수색작업을 돕기 위해 자원해서 나온 사람들의 차량이다. 취재 가운데 놀란 것은 대부분이 유씨와 일면식 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홀로 산악장비를 갖추고 수색에 나선 70대 한인 노인부터 동네주민들까지 '이름없는 수색대'의 발길은 계속됐다. 어떤 이는 하루종일 등산로 입구에서 머물며 이들을 위해 커피와 컵라면을 끓여주기도 했다. 인종과 나이의 구분도 없었다. 7일 취재 도중 만난 빅터 가르시아(43.랜초쿠카몽가) 씨는 "어제 저녁에 가족들과 함께 뉴스를 보다가 실종소식을 듣고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목수일을 하고 있는데 하루 일당보다 사람 생명 구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엔 이들의 노력이 무산돼 너무도 안타까웠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장열 기자

2010-12-10

시신으로 돌아온 한인 여성 산악인 미셸 유씨…"자욱한 안개로 등산로 잘못 선택한 듯"

마운틴 볼디 등반 도중 실종됐던 한인 미셸 유씨가 실종 나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 당국은 9일 구조대원들을 급파해 유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은 8일 오후 3시15분쯤 헬기를 이용해 수색에 나섰던 구조대원이 미셸 유 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피시 포크'(Fish Fork) 지역에서 발견했으나 날이 어두워지는데다 산악지역이라 시신을 옮기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9일 오전 부터 시신을 옮기는 작업에 나섰다. 유 씨가 발견된 지역은 산 정상에서 2100피트 가량 아래 지점으로 유 씨가 실족해 추락사 한 것으로 셰리프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국은 유 씨의 시신 수습을 위해 9일 오전 8시55분쯤 5명의 구조대원을 태운 셰리프국 소속의 구조헬기로 유씨의 시신이 있는 '피시 포크(Fish Fork)' 북서쪽 7900피트 지점으로 보냈다. 이날 헬기는 마운틴 볼디 4000피트 지점인 '글렌도라 릿지 로드(Glendora Ridge Rd)' 부근에서 비행을 시작했으며 30여분 후인 오전 9시 25분쯤 유씨의 시신 부근으로 구조대원들이 도착했다. 이어 대원들은 30여분간 유씨의 시신을 구조박스를 통해 헬기로 옮기는 작업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피시 포크' 지역의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시간이 잠시 지체됐다. 유씨의 시신을 태운 헬기는 오전 10시20분쯤 '글렌도라 릿지 로드'로 되돌아 왔다. 시신 수습작업에 나선 지 1시간30여분 만이다. 시신 부근에서 옷가지나 배낭 등의 물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유씨의 시신은 산 밑에 있는 헬기장에 도착하자마자 현장에서 1시간 가량 예비 검시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유씨의 거주지 주소에 따라 검시차량을 이용해 LA카운티검시소로 옮겨졌다. 이날 유씨의 오빠 척상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장례절차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셸 유씨가 살던 베니스 지역 집에 모였다. 유척상 씨는 "일단 검시소의 검시결과가 끝나야 자세한 장례일정이 잡힐 것 같다"며 "그동안 동생을 찾기 위해 자원하며 나서 도와준 여러 산악회 회원들과 구조대원 등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국 조디 밀러 공보관은 "사고 당일 자욱한 안개 등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유씨가 잘못된 길을 선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시 포크 지역은 경사가 45도 이상으로 굉장히 가파르고 지형이 좋지 않은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마운틴 볼디=장열 기자

2010-12-09

실종 한인 산악인 시신 발견…악천후 속 추락사한 듯

마운틴 볼디 등반 도중 실종됐던 한인 미셸 유씨(사진)가 실종 나흘 만에 끝내 시신으로 발견됐다. 샌 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은 8일 저녁 미셸 유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피시 포크'(Fish Fork) 지역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씨가 발견된 지역은 2100피트 벼랑 아래인 것으로 미뤄 실족해 추락사 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그동안 무사귀환을 염원했던 가족들과 한인들은 충격 속에 빠졌다. 유씨는 등반 당일 등산로 입구의 방명록에 '스키 헛'(Ski Hut)으로 정상에 올랐다가 흔히 '악마의 코스'라고 불리는 '데블스 백본 트레일(Devils Backbone Trail)을 지나 스키장으로 하산한다고 적어 놓아 수색은 그 루트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유씨가 발견된 피시 포크 지역은 유씨가 방명록에 남겨 놓았던 코스가 아닌 정상에서 마운틴 하이 스키장 쪽으로 하산하는 루트쪽이어서 수색에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추춘득 전 설암산악회회장은 "유씨가 정상에서 예정을 바꿔 이 코스로 들었는지 아니면 정상 부근에서 실족 곧바로 피시 포크로 추락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종 이틀 째인 5일은 눈보라가 이 일대에 몰아쳐 가족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유씨는 지난 4일 이달 하순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 원정 등반을 앞두고 혼자 마지막 등반 훈련에 나섰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백종춘.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2010-12-08

수색 나흘째, 애끓는 가족들…실종 한인 산악인 흔적 못찾아

지난 4일 마운틴 볼디 산행에 나섰다가 실종된 미셸 유(49)씨에 대한 수색작업〈본지 12월7일자 A-1면>이 지속되고는 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어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수색작업이 시작된지 나흘째가 넘어섰지만 실종 예상지점인 '데블스 백본 트레일' 반경 10마일 지점내에서 아직까지 유 씨에 대한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수색팀은 '데블스 백본 트레일' 북쪽 방면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지역은 경사가 가파르고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지점이다. 마운틴 볼디 소방국 내에 마련된 수색작전지휘본부에 따르면 8일 오후 5시 현재 셰리프 요원과 소방국 요원 등으로 구성된 수색팀 50여명이 헬기 2대 등과 함께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국 로디 밀러 공보관은 "유씨가 '데블스 백본 트레일' 북쪽 방면으로 미끄러졌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헬기 등을 동원해 수색대원들을 산정상 부근에 내려놓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며 "여전히 수색작업을 하기에는 날씨 상태가 아주 좋은 상태며 최소한의 생존 가능성이 남아 있는 한 수색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유 씨의 실종소식을 듣고 이탈리아에서 유학중인 딸 캘리 김(20)양이 달려와 가족 및 친지들과 함께 수색작업이 진행되는 산악지역을 둘러보기도 했다. 김 양은 "엄마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지난 8월쯤이었다"며 "분명 엄마가 살아있을거라 생각하며 절대 희망을 놓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 씨의 가족들은 수색작전지휘본부 인근 마운틴볼디 교회에서 머물면서 수시로 수색상황을 전해들으며 유 씨의 생환을 기다리고 있다. 장열 기자

2010-12-08

[사설] 위험천만한 겨울산행

베테랑 한인 여성 산악인 미셸 유씨가 지난 4일 LA 인근 마운틴 볼디에서 실종돼 가족은 물론 한인사회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유씨는 실종 4일째인 8일 오후까지도 행방이 묘연해 실족에 의한 행방 두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유씨는 지난 10여년 동안 꾸준하게 등산을 해 온데다 미국 최고봉인 매킨리와 위트니 등정에 성공한 전문 산악인이어서 이번 사고 소식에 동료 산악인들도 적잖이 놀라고 있다. 사고가 난 마운틴 볼디는 유씨가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 원정을 앞두고 연습하기 위해 매주 찾았던 것으로 전해져 의외의 사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한인사회에서는 등산 모임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수십 개의 동호회를 중심으로 매주 산행을 즐기는 이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으며 그 숫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유씨 실종 소식은 이같은 아마추어 등산 애호가들에게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테랑 산악인이 그것도 흔히 찾는 산행길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산 속에서의 기후는 급격하게 변할 수 있는데다 약간만 주의를 흩뜨리면 실족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등산객들은 절대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한인 등산 애호가들 중에는 소풍가는 가벼운 마음으로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술을 몰래 가지고 가서 등산 음주를 즐기는 사람조차 있다. 그러나 이런 안이한 마음으로 산에 오르면 사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실종된 유씨가 생존해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인 등산 애호가들도 겨울철 산행에 더욱 조심하고 긴장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하겠다.

2010-12-08

[한인 산악인 실종 현장] 헬기·수색견까지 동원···수색지역 점차 넓혀간다

7일 오전 11시 마운틴 볼디 소방국 앞에는 오렌지색 구조복을 입은 10여명의 구조대원들이 트럭 짐칸에 걸터 앉아 급하게 핫도그를 먹고 있었다. 트럭의 시동은 계속 켜있는 상태였다. 지난 4일 산행에 나섰다가 실종된 미셸 유(49)씨를 찾으려면 느긋하게 먹을 시간이 없다. 샌버나디노 카운티셰리프국 로나 탐린 요원은 "새벽 5시부터 나와 팀원들과 함께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잠깐 휴식을 위해 내려왔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유씨의 생존여부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에 서둘러 다시 산으로 올라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운틴 볼디 소방국 내에는 유씨의 수색작업을 총괄하는 작전지휘본부가 설치됐다. 마운틴 볼디 4000피트 지점이다. 20여명의 대원들이 지휘본부 내에서 구조현장 대원들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있었다. 아직까지 상황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하지만 구조현장의 날씨 상태가 매우 좋아 수색작업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로디 밀러 공보관은 "50여명의 대원들이 15개조로 나뉘어 교대하면서 유씨의 실종 예상지점인 데블스 백본 트레일 지역 반경 10마일 이내를 샅샅이 수색하고 있다"며 "헬리콥터와 수색견까지 동원된 상태이며 지금 수색지역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오쯤이 돼서 7100피트 지점인 마운틴 볼디 등산로 입구에 가보니 20여대 가량의 자동차들이 주차돼 있었다. 이미 유씨의 실종소식을 들은 산악인들이 자원수색을 위해 이곳에 주차를 했기 때문이다. 이 곳에는 유씨의 빨간색 도요타 프리우스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유씨의 차 앞유리창에는 "당신의 하우스 메이트가 실종신고를 했다. 만약 당신이 안전하다면 빨리 마운틴 볼디 소방서에 연락을 해달라"라는 셰리프국 대원이 남긴 종이메모가 습기를 먹은 채 꽂혀 있었다. 자원 수색에 나설 채비를 하는 일부 산악인들이 눈에 띈다. 그 중 데이브 존스(44)씨는 "이 동네에 사는 주민인데 유씨의 실종소식을 듣고 회사를 하루 쉬고 구조작업에 참여하려고 나왔다"며 "예전부터 이곳에 살았기 때문에 마운틴 볼디를 잘 알고 있으며 날씨가 좋은걸 보니 웬지 유씨를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이 생긴다"고 전했다. 일반차량통행 금지구역을 넘어 산정상이 보이는 등산로로 향하면서 구조대원들이 탄 샌버나디노 카운티셰리프국 소속의 밴차량이 수시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때마침 수색대원 탐 건터(가주산림국 소속)씨가 구조견 3마리와 함께 구조활동을 마치고 내려오고 있었다. 밤샘수색작업을 하느라 다소 지친 모습이지만 교대로 올라간 또 다른 구조대원들이 있기에 표정은 밝았다. 건터 대원은 "유씨가 등산경험이 많고 아주 건강한 체력을 갖고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반드시 구조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색작업에는 남가주한인산악회 재미한인산악회 등을 비롯해 20명 이상의 한인들이 자원해 수색활동을 도왔다. 한편 이날 현장을 찾은 유 씨의 친오빠 척상 씨를 비롯해 남동생 혁상 씨 유 씨의 전 남편 존 김 씨 등은 구조작업에 힘을 보태며 유 씨가 조속히 구조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유척상 씨는 "분명 살아있을 것이라 믿는다. 잘 견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인사회가 관심을 갖고 도와주시는 점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운틴 볼디=장열 기자

2010-12-07

폭 60cm 트레일 낭떠러지…눈발에 '악마의 루트'로

올 해 첫 한인 조난 사고인 미셸 유 씨 실종 사고는 훈련을 겸한 난코스 선택과 갑자기 내린 눈이 겹친 불운이었다. 유씨는 등산로 입구 방명록에 자신의 자세한 등반 일정을 남겼다. 이 메모에 따르면 유씨는 '스키 헛'(Ski Hut)으로 이어지는 남쪽 코스를 통해 정상에 올랐다가 동쪽 코스인 '데블스 백본 트레일'(Devils Backbone Trail)을 통해 스키장으로 하산할 계획이었다. 유씨가 택한 코스는 남쪽과 동쪽 루트를 하루에 주파하는 길고 험한 길이다. '악마의 등뼈' 트레일이 포함된 이 악마의 루트는 양쪽으로 급경사의 낭떠러지가 이어지고 트레일의 폭도 60cm로 아주 좁다. 이런 길을 포함해서 전체 루트는 7.5마일. 이 때문에 눈이 내리거나 바람이 불면 최악의 코스로 돌변하는 악명높은 곳이다. 유씨가 이 곳을 택한 이유는 오랜 꿈인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 원정 등반을 앞두고 훈련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변 산악인들도 유씨가 남미 원정 등반을 앞두고 매주 볼디를 올랐다고 밝히고 있다. 불행히도 지난 주말 남가주에는 비가 내렸다. 1만 피트 고산인 볼디에는 눈이 내렸다. 마침 유씨는 바람과 눈이 결합하면 '악마의 루트'로 변하는 코스를 오르고 있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유씨가 방명록에 자신의 등반 계획을 자세하게 남겼다는 점이다. 셰리프와 한인 산악인의 구조 작업도 유씨가 남긴 루트에 집중되고 있다. 유씨의 실종은 한인들에게 다시 한 번 '산의 무서움'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있다. 특히 볼디는 산악인과 동호인들에게 사랑받는 남가주 명산이다. 산악인들에 따르면 주말이면 이곳을 오르는 한인만도 30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볼디는 한인들에게 'LA의 북한산'으로 불릴 정도로 친근한 산이지만 그만큼 크고 작은 산악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2004년엔 찰스 고씨가 눈길 등반에 나섰다가 실종 17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 해 1월에도 악천후로 인해 한인 10여 명이 조난당했다가 헬리콥터에 구조돼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볼디는 1만64피트의 높이도 높이지만 정상은 나무가 살 수 없는 민둥산(볼디)이 될 정도의 강풍이 분다. 특히 겨울철에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 말까지 눈이 쌓여 있어 준비없이 나선 등반자들에게 혹독한 경험을 안겨주기도 한다. 재미대한산악연맹 조용식 회장은 "아무리 익숙한 산이라도 고산의 날씨는 순식간에 변하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전문 산악인들은 겨울철 산행시 ▶항상 필수장비를 챙기고 ▶일기예보에 따라 산행 일정을 조정하며 ▶단독 산행이나 그룹 이탈을 하지 말고 ▶가족이나 지인에게 산행 일정을 알리라고 충고한다. 특히 등산로 입구 방명록에는 산행 코스나 비상시 연락번호 등을 적어둬야 한다. 백종춘 기자

2010-12-06

한인 여성 산악인, 등반중 실종…샌버나디노 마운틴 볼디

40대 한인 여성 산악인이 지난 4일 마운틴 볼디 산행에 나섰다 실종돼 경찰과 산악인들이 수색에 나섰다. 샌 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은 6일 가주정부 공무원인 미셸 유(49.사진)씨가 지난 4일 마운틴 볼디로 단독 산행을 떠난 뒤 실종됐다고 밝혔다. 유 씨가 실종된 지 하루가 지난 5일 오후 유씨 가족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셰리프국은 30여 명의 구조대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수색작업에 나섰으나 진눈깨비가 내리자 철수했다 6일 날이 밝자마자 수색을 재개했으나 저녁까지 유씨를 찾지 못했다. 유 씨가 소속된 '남가주 한인산악회'에 따르면 유씨는 4일 오전 8시30분쯤 등산로 입구에 도착해 방명록에 예정 등산 루트를 기록했다. 이 기록에 따르면 유 씨는 정상까지 등반한 뒤 '데블스 백본 트레일'을 거쳐 스키장 쪽으로 하산할 예정이었다. 또 같은 날 산행에 나섰던 설암산악회 회원들은 4일 오후 1시쯤 정상 인근에서 유 씨를 마지막으로 봤다고 밝혔다. 수색팀은 이를 감안할 때 유씨가 데블스 백본 트레일에서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유 씨는 다운자켓에 오버트라우저 고산용 플래스틱 등산화 등을 착용하는 등 장비 준비상태는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샌 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의 아든 윌셔 대변인은 4일 오후 6시쯤 골짜기에서 여자의 비명소리를 들었다는 등산객들의 진술에 따라 해당 지역을 수색했으나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남가주 한인산악회는 이광운 회장을 중심으로 10여 명의 구조대를 구성해 6일 오전부터 구조활동에 나섰다. 셰리프국과 한인 구조대의 연락책을 맡고 있는 이현수 전 남가주 한인산악회장은 "유 씨가 경험이 많고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계획을 짜는 스타일이라 이번 사고가 몹시 당혹스럽다"고 안타까워 했다. 산악회 회원들에 따르면 실종된 유 씨는 이 달 하순쯤 오랫동안 계획했던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 원정 등반을 앞두고 훈련차 매주 볼디를 찾았다. 유씨는 10여 년 전 산악회에 가입해 그동안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와 마운트 휘트니 등을 등반해 온 베테랑 산악인으로 알려져 있다. 백종춘 기자

201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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